다리골절로 수술받던 아버지가 식물인간이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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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은 뉴스에서만 보는 일인줄 알았어요.

작년 말. 아빠랑 통화하고 끊은지 40분만에 다시 아빠한테 전화가 오기에 받았습니다.

왠 여자가 ㅇㅇㅇ씨 따님 되시냐 물어서 그렇다고하니

구조대원이라고 아버님이 교통사고가 나셔서 응급실로 이송할테니 바로 오시라고 하더라구요.

35분가량 떨어진 타지역이여서 운전하며 오열해가며 놀래서

달려갔습니다. 도착한 시간 낮 1시 10분.

응급실 입구 바깥에 아직 구조대 침대에 누운채 대기중이시더라구요. 차대 차 사고였는데 운전석이 찌그러져서 다리가 껴서 왼쪽 발목이 심한 개방성 골절 상태였고

얼굴에 유리파편들이 깊게 박혀서 피가 계속 흐르는 상태였습니다.

출혈상태로 한쪽 발목은 절단처럼 보일만큼 뼈가 다튀어나오게 벌어진 상태로 한시간 이상 응급실을 들어가지도 못하고 진통제도 없이 대기했습니다.

들어가서 진통제 링거달고 엑스레이 CT찍고 한시간 이상대기.

의사가 와서 발목을 보더니 야 여기 세척했어 안했어하면서 주변 레지던트들한테 누가 했어 했다고? 이게 한거라고??? 야 누가했어 !? 소리 한참 치니 한쪽에서 아.. 아직 안했다고 쭈뼛거리는 의사분 오시고 이걸 안해놓으면 어쩌냐 피 다 말라서 떡졌다 한참 혼내더니 사라졌습니다.

아빠는 얼굴이랑 발목에서 피가 흐를대로 흘렀는지 출혈은 멈췄는데 그 이전에 출혈이 심해서 침대에 비닐포를 씌운 상태였어요.

한참기다리니 한 분이 식염수 들고오셔서 세척하면서 저보고 다리 잡아달라고 해서.... 개방된 발목 붙잡고 세척하는거 도왔습니다.

아빠는 본인 다리가 어떤 상태인지 못보신 상황이였고 상체는 안다치셨다보니

의식이 엄청 뚜렷하셔서 배고프다, 아프다, 화장실 가고싶다 보내달라 땡깡피우시고 얼굴 소독하고 피부과 의사분 오셔서 얼굴 꼬매는 동안 친구분들 전화해서 다리뿌러졌다고 널리 알리시고 엄청나게 떠드시다가 의사쌤한테 조용하라고 혼도나시고; 했는데

점점 조용해지시더니 담요를 두개 덮고있었는데

너무 춥다고 추워죽겠다고

담요좀 얻어오라고 하셔서 간호사한테 물어보니 1인 1담요라 안된대서 일단 있는 담요 꼼꼼히 덮어드렸어요.

그게 벌써 저녁 6시 정도 되었을때입니다.

좀있다 간호사가와서 바이탈 체크 기계를 연결해놓고 가셨는데

평소 고혈압으로 혈압이 140~170을 웃도시는분이 혈압이

60에 40인겁니다..

그래서 급히 간호사한테 말했더니 혈압상승제를 링거에 달아주셨어요.

한통을 다 맞았는데 60에 40 그대로..

그래서 다시 가서 말했더니 같은거 한통을 더 달았고

그 뒤에도 60에 40.

그래서 2통을 다 맞았는데도 60에 40이다 이거 괜찮냐고 원래 혈압있으시다 했더니 3번째 혈압상승제 링거를 달았습니다.

그거 맞고나서가 80에 60정도.

의사가 저를 불러서 응급수술 들어갈거고, 발목 뼈가 으스러져서

뼛조각 제거하는 처치들을 하고 일단은 외고정 장치를 하겠다.

하고 저녁 8시 30분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응급실 도착 약 7시간 반 정도 흐른 상태였는데

저는 의료지식이 없으니까 추정 밖에 할수 없어서

피를 저렇게 흘렸는데, 저혈압도 혈액부족으로 온것 같은데..

왜 수혈을 안하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수술실 근처 보호자대기실에 대기중이였는데

30분 가량 뒤.

의사가 뛰어나오더니 혈액부족으로 쇼크가와서 심정지가 왔다는 겁니다... 수술실 앞으로 와달라고.

의심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열하면서 수술실 앞에 대기하고있으니 심폐소생으로 살아나셨는데 수술은 중단하고 중환자실로 옮긴다고 했습니다.

중화자실 들어가시고 좀 안정되셨는데

그때가 9시 30분.

보호자분 중환자실 앞에 대기해달래서 가만히 앉아있다가

밤 11시. 저 언제까지 대기하고있어야 하냐고 물어보니

좀더 대기해달래서 밤 12시 30분...

일하다 달려와서 하루종일 그러고 있었는데다 집도 타지인데..

뭐 아무 말없이 아무도없는 대기실에 혼자있으니 너무 막연해서 다시 벨눌러 물어보니

"음.... 뭐 바쁜일 있으세요?" 라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여기 기약없이 계속 앉아있어야되냐고 일하다 달려온데다 집도 타지인데 뭐 명분을 알아야 대기할거 아니냐니까

"어.. 그럼 일단 가시고 무슨일 있음 전화드릴게요~" 해서 그렇게

돌아갔습니다.

그 후.

하루.. 이틀... 열흘..

아빠가 의식이 안돌아오셨어요..

2주가 넘어가고... 바이탈 정상 각종 수치 정상.

의식만 못찾으시는겁니다..

그래서 뇌파검사를 했더니 뇌세포가 손상되서 죽은 부위들이 군데군데 있다고.

의식이 깨어날 수 없을것 같다. 식물인간 상태라고 봐야한다는 겁니다....

30분전에 저희 아빠가 수술들어가실 때

제가 막 우니까 "아니 너는 참~ 울일도 없다 다리뿌러진걸로 뭘그렇게 울어~ 하여간 눈물도 많어ㅋㅋㅋㅋ 아빠 괜찮혀 수술하고 올께" 하고 유쾌하게 들어가셨는데 그게 아빠의 마지막 목소리였네요.

응급실에서 하도 말씀을 많이하시고

쉬지않고 야야 아빠 너무 아푸다 ㅠㅠ 다리불편하다 ㅠㅠ 똥마렵다 ㅠㅠ 일으켜봐라 찡얼대셔서 제가 아빠 지금 그럴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까 쫌 인내하고 있어봐봐!!;; 구박 했는데..

삐쳐서 그럼 너 집에 가!! 하시던 아빠가... 참.. 인생 한치 앞도 모른다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서 몇날 며칠을 운전하다 울고 일하다 울고 가만히 앉아있다 울고 눈물바람으로 지새웠습니다.

해당 병원은 사람 잡기로 참 유명합니다...

저희 엄마 학창시절부터 너무 친했던 친구분 수술하는데 허벅지 쪽 혈관 뚫어야하는데 착오로 목을 뚫어서 돌아가셨어요.

그런 병원이라 당장 급하지않으면 안가는 병원인데 구조당시 저희 지역 대학병원에 먼저 연락했는데 자리 없다고 오지 말라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네요.

대학병원이랑 의료사고 싸움할 힘도없고 의료사고 아니냐 따져물어도 당연히 아니라고 하고.

저희는 그냥 분통터지고 억울하고 응급실에서 그렇게 7시간넘게 방치될거였음 그 시간에 서울로 갔겠다 싶고 정말 후회 많이됐어요.. 대학병원이랑 법정싸움하려면 억단위 잃을 생각해야한다는 이야기 듣고 돈없는 서러움 분개하며

여기서 넋두리 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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