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글 작성했던 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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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과 위로의 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큰 용기를 얻어 그 힘으로 계속

병과 싸우려고 합니다.

왜 아픈 몸으로 결혼을 했냐

상대방은 알고 있었던거냐

묻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충분히 궁금하실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를 좀 더 꺼내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아내를 처음만난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아내에게 제 병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말로 설명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위키백과 태국어버전에서 제 질환명을 검색하여

휴대폰을 아내에게 건냈습니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만난지 얼마 안되서 누구라도

싫어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단점을 알려주는 것은

쉬운 일일까요?

당연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숨기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같이 살다보면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을 나중에 알고 서로에게 더 아픈 이별을 겪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말해서 날 떠나려면 지금 빨리 떠나라는 심정으로 말했습니다.

아내는 위키에 태국어로 적나라하게 적힌 설명들을 읽어내려가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제게 이것 저것 물어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오랜 시간 정적이 흐른 뒤 아내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이제부터 탄산음료는 먹지마" "아프지 말고 나랑 같이 오래 살자"

그 말을 들은 순간 여태껏 가슴속 쌓아왔던 답답하고 무거운 벽돌들이 무너지며 참았던 눈물이 한가득 쏟아져 나왔습니다.

예상치 못한 말에 아무 말도 잇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저를 아내가 꼬옥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부터 아내와 저는 매일 같이 함께했습니다.

매일 좋은 일만 있던 건 아니지만 기쁠때는 함께 웃고

슬플 때는 함께 울며 동거생활을 시작한지 6개월 지났을 때 아내가 먼저 제게 웃으며 물어봤습니다.

"너 나한테 프로포즈 안할거야?" "24k 금반지"ㅎㅎ

저는 그때 그 질문에 바로 확신있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내 표정이 거의 울상이 되어있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아내 손을 붙잡고 집을 나와 가까운 금은방으로 가서 반지를 고르고 24K로 맞춰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막상 반지는 주문했지만 이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외국인과 한국에서 같이 부부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방법부터 찾아봤습니다.

혼인신고 부터 난이도가 극악의 퀘스트를 깨는 것 처럼 요구하는 서류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혼인신고, 신혼집 마련, F-6 사증신청까지 모든 어려운 과정을 마치고 와이프가 집에 돌아올 날만 기다리며, 행복한 내일을 꿈꾸고 있습니다.

마음 약해질 때 용기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리틀보이님께 신청곡 하나만 남기겠습니다.

tomorrow - quvenzhane wal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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